일상

예전생각 - 신이 있다면, 이 불행은 반칙이 아닌가요...? #2

살랑살랑 배달합니다 2021. 6. 2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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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내게 어떤 희망을 품고 있을까.


신이 이 세상을 조정이건 조종이건 하지 않기로 약속했다는 말은, 신이 바라는 것을 실제로 했는지의 여부로 사후세계를 차별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
("오늘은 네 자유야!" 라고 해놓고 다음날에
"어제 니가 한 행동은 내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상을 준다"고 하는건, 실제로는 어제의 자유가 진짜 자유가 아니라는 소리다. 눈치 보라는 소리지.)

예수천국 불신지옥 같은 말이건,
오직 주만이 구원이시라는 말이건,
내게는 풀리지 않는 찝찝함이 바로 이 부분이다.
그러니까,
개차반으로 살다가 죽기 직전에서야
"나를 거둬달라"고 말하는 것이
신이 인간에게 갖고 있는 희망이라 보기 어렵다.

그럼 신은 어떤 희망을 갖고 있을까?

교회를 종교가 아니라 일생의 신념으로 믿은 이들은 일반의 종교인과 다른 점이 하나 있는데,
신이여 나를 부유하게 하소서 라고 기도하지 않고
신이여 나를 사용하여 뜻을 이루소서라고 기도한다.
이들이 기복신앙보다 나은것은 맞다. 하지만 신이 인간에게 기대하는 희망이 이런 희망일까?
이건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auto로 전환해놓은 휴대폰 게임의 캐릭터가 부르는거다.
아니, 그냥 잠깐 잠깐 캐릭터가 어떻게 성장하는가 보려고 켜 놓은 게임인데 지가 막 무음도 풀고 진동도 풀고 소리를 막 내면서 폰주인을 부른다.

그렇게 부르고는 나를 직접 조종해서 저 몬스터를 잡아달라고 하는거다. 나를 사용해달라는 말을 하면서.. 비하나 조롱의 의도는 없다.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보자면 저럴것 같다는거다.
(실제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하고 사는 걸 뻔히 안다. 그리고 그들의 믿음 또한 무시당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믿는 이들은 적어도 탐욕으로 누구를 잡아먹거나 짓밟거나 하지는 않는다.
아마 그 반대에 가까울 것이다.
그들은 살아있는 동안 '사용되기'를 소원한다.
'그릇으로서 준비가 된다'거나,
'능력을 받는다'거나,
'영광을 드러낸다'거나,
'십자가가 되기를 원한다'거나,
'순례의 여행을 한다'거나..
이들의 목적은 세상이 신의 영광에 한 걸음 가게 하는 어떤 지표가 되는 것이다.
그럴 수도 있다.
근데, 내가 이해한 신의 입장에서는 조금 부담될 수 있겠다는 말이다.
(ok구글이 날 자꾸 부르면 부담될 것 같다)

제목에 대한 답을 해 보려 한다.
어떤 사람이건 간에 사람은 행복하려고 행동한다.
돈을 좇든 신을 좇든 살아서든 죽어서든 행복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현실은 행복보다는 불행이 많고, 할 수 있는것보다는 할 수 없는것이 많다.

내가 할 수 없는것에 초점을 맞추면 신에게 의존하게 되거나, 신을 부정하게 된다.
난 못하니까 신이 해 줘야한다거나, 이렇게 해도 안되는거 보니 신은 없다고 하는 것이다.

근데,
신은 이미 행복과 불행의 결정여부를 놓은지 오래됐다.
신은 그저 행복과 불행을 준비해뒀을 뿐이다. 인간이 스스로 선택하도록.
그렇다면 신은 뭘 하고 있는 걸까?
응원한다. 응원.

어떤것을 응원하는걸까?

나는 인간이 신의 형상대로 지음받았다고 믿는다.
그러니 신이 응원하는 것은 당신이 응원하는것으로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다.
당신은 어떤 것을 응원하는가?

나는 마음이 끌리는 것을 응원한다.
그걸 나는 아름다움이라고 부른다.
당신의 마음은 무엇을 응원하는가?
당신은 어떤 아름다움인가?


신은 반드시 물어볼 것이다.
네가 가꾼 아름다움은 어떤 아름다움이었냐고,
네가 보기에도 흡족하더냐고,


+)
신이 고작 응원정도밖에 안 하겠냐고 묻는다면,
나도 묻고 싶다.
응원 받는 인생이 어떤 느낌인지 아시는가 하고 말이다.
마음을 비옥하게 해서 행복의 씨앗을 실컷 뿌리자.
웃음은 따라오게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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