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COM 온라인으로 주문하시면 그 제품을 매장에서 피킹해서 포장하는 알바를 하고 있습니다.
피킹패킹이라고 하더군요.
느낌이 오시죠?
저는 좀 특이하게 원래 여성분이 하시던 자리를 맡게 됐습니다.
여자가 하기에는 무겁고,
남자가 하기에는 가벼운 일입니다. 그러니까 (신체적으로는) 꿀알바이죠.
지금까지 2주 정도 하면서 적응은 완료했습니다.
오늘은 2주간의 소회를 정리해두고, 앞으로 어떤 자세로 일에 임할건지를 적어보려 합니다.
1. 많이 걷게 돼서 좋습니다. 하루에 10,000보는 거뜬히 채우더라고요.
그래서 100보당 1원 주는 어플 깔아놓고 소소하게 하루 100원씩은 더 버는 중입니다.
2. 아무리 생각해도 노동만으로 부를 축적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특히 육체노동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구요.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집니다.
3. 군대에서 배운 사회경험을 쏠쏠하게 써먹고 있습니다.
1) 얼굴 익히기 전에는 하루에 몇 번을 봤건 크게 인사하기
2) 모르는 건 묻기
남은 기간 제가 어떤 계획과 자세로 일할건지는, 인사와 관련돼 있습니다.
하루에 인사 서너번은 할 만큼 마주치는 분들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서너번째 인사도 잘 받아주시는데,
한 분이 유독 두번째 인사부터는 "하루에 몇번을 인사하는거냐"고 핀잔을 주십니다.
하루에 인사를 서너번 받으면 귀찮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제 얼굴도 익혔으니 하루에 한번만 인사하고 그 다음 마주칠때는 목례만 할까, 고민도 해 봤습니다.
물론 공기업 사무실이면 그러는 게 맞겠지요.
사무실에서 소리를 크게 내고 다니고 그럴수도 없을 뿐더러,
사무실은 하루에 수십번을 만날테니까요.
하지만 지금 업무환경은 각종 소리로 가득한 곳이고, 그 소리를 들으면서 일하는 사람들은 조금씩은 지쳐 있습니다.
일이라는 게 다들 먹고 살려고 하는 거라지만, 기왕이면 좀 재밌는 거리가 있으면 좋지 않겠나 싶습니다.
예를 들면 주구장창 인사하고 다니는 사람...?ㅎ
그래서 저는 인사를 계속 하려고 합니다.
사람들에게 저를 MR.인사맨으로 각인시키려고 합니다.
업무특성상 고객응대가 주업무가 아니어서, 고객이 뭘 물어올 때 '귀찮음'이 엄청 컸습니다.
내 일 하기도 바쁜데 나도 모르는 걸 물어보니까요..
지금까지는 몰랐었는데, 오늘은 제가 그런 상태라는 걸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업무에 적응을 좀 하고 나니까 여유가 생겨서 저를 돌아볼 수 있었던 걸까요?
처음 말을 걸었온 고객에게 약간의 귀찮은 태도를 취했던 것이 마음에 걸려서
두번째 걸어온 고객부터는 좀 더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보려 했습니다.
근데 오늘을 돌아보니, 고객이 말을 걸었을 때 제가 인사를 건넸던 적이 없더라구요.
보통
"저기요, 애들 먹는 치즈 어딨어요?" 라고 물어보시기 때문에,
"안녕하세요" 가 나가면 조금 생뚱맞은 대답일 수 있다고 생각은 합니다.
하지만 고객의 "문제해결식" 요청에도
인사를 먼저 건네고 답변하는 것과, 인사없이 답변하는 것은 고객이 느끼기에 큰 차이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고객의 요청에 먼저 인사하겠다는 다짐은, 고객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하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내 고객도 아니고, 내가 그래야 할 의무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남들과 조금 다르게, 지금까지와의 나와 조금 다르게 사람을 대해보는 연습은
사람을 대하는 방식을 좀 더 갈무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사람을 세우는 사업가가 되고 싶습니다.
뭐가 됐건 세우기 위해서는 기본이 튼튼해야겠죠.
기본을 다지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
아침에는 안녕하세요, 점심에는 식사하셨습니까, 오후에는 퇴근하겠습니다, 였는데
듣는분이 지겹지 않으시도록 인사멘트를 바꿔봐야겠습니다.
미래의 나를 위해서도... 시그니처인삿말 같은게 있으면 좋을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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