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33살 알바생과, 유튜브와, 모닥불

살랑살랑 배달합니다 2021. 5. 10.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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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33살인데도 고작 시급 만원 받는 아르바이트생이다. 

(나를 아는 이를 제외하면) 누가 평가해도 밑바닥이다.

뭘 하다가 밑바닥이 됐건 남들은 이해해주지 않는다.

지금 당장 나는 아무것도 없고, 아무런 영향력도 없다.

 

하지만 나는 할 수 있다고 계속 되뇌고, 그 되뇜을 믿는다.

응원도 위로도 질책과 충돌도 다 흡수하고 있다.

유튜브에서는 성공에 대한 영상들을 찾아보고 있고, 

내가 원했던 크고 빠른 성공은 나한테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내가 가야하는 길은 평범한 사람이 결국 성공해내는 길이다.

스토리를 위해 지금이 존재한다고 나는 믿는다.

 

 

요즘의 나를 한 단어로 소개하자면, '침잠'이다.

 

  "마음을 가라앉혀서 깊이 사색하는 것. 또는, 깊이 몰입(沒入)하는 것."

 

마음을 갈무리하고, 깊이 생각하고 몰입하는 중이다.

인생에 이런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 일인가.

섣부른 판단과 행동으로 스스로를 파괴해 버렸지만,

이 시간이 지난 후에는 자기 파괴를 딛고 일어설 것이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보려 한다.

정보를 전달하는 채널이 아니라 다른사람들이 와서 쉬고 여유를 느끼는 채널을 하고 싶다.

한달 쯤 후에 아버지의 시골 밭에 가서 10시간짜리 모닥불 영상을 찍어보려 한다.

시골의 오후무렵에서 밤까지를 원테이크로 찍어보고, 편집없이 올려보려 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닥불의 모습과 그 소리를 좋아함을 확인했다.

그렇지만 10시간짜리 영상은 모닥불이 부분편집돼 있고,

실제로 모닥불을 보여주는 영상들은 1시간 정도로, 짧다는 생각이 들었다.

10시간동안 장작을 추가해가면서 밤도 굽고 고구마도 구우면서

대화를 최소화 한 영상을 찍어보려 한다. 

 

시골과 모닥불의 조합으로 온기를 전하는 채널의 시작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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