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아재일기

배달아재일기 #11 눈탱이 맞아줄 땐 맞아줘야 한다

살랑살랑 배달합니다 2022. 3. 1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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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눈탱이를 맞으라는 소리가 아니다.

눈탱이인 줄 알면서도 맞아주라는 말이다.

그냥 눈탱이를 맞는다는건 아무것도 모른다는 말이고,

눈탱이를 맞아준다는 건 알고도 맞아준다는 말이다.

 

 

뭘 알고 모른다는 말인가?

 

내가 상대방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치다.

 

 

 

내가 하루 2~3시간을 일해줬던 사장님이 있다. 

아침 7시에 나가서 10시까지 일해주고 나는 배달을 하러 갔었다.

이때 나는 사장님한테 최저시급을 제안했다.

 

 

 

그 사장님은 내가 배달을 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내 시급이 최저시급의 1.5배는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또 그 시간대에 나와서 일할 사람이 나밖에 없다는것도 알고 있었다.

내가 내 오토바이 타고 출근해서 몸 쓰는 잡무는 내가 다 했다.

나는 사장님에게 최저시급보다는 훨씬 높은 금액을 요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최저시급을 제안했다. 

 

 

사장님은 내게 눈탱이치지 않았다.

내가 스스로 눈탱이를 맞아줬다. 

근데, 나는 눈탱이 맞았다고 생각안한다.

사장님한테 나의 가치를 인식시켰으니까.

 

 

돈은 좀 덜 받더라도 상대방의 기억에 내 가치를 인식시키는게 좋다.

오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말도 안되는 값에 노동을 제공하라는게 아니다.

서로가 은연중에 인지하고 있는 내 가치보다 조금 낮게 받으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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