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아재일기

배달아재일기 #6 막힌길은 당연히 있지만, 돌아가는 길도 분명히 있다

살랑살랑 배달합니다 2022. 3. 5.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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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하다보면 길이 막혀있을 때가 있다. 

진짜 말 그대로 담벼락을 마주할 때도 있고, 오토바이로는 못 가는 계단이 있기도 하다.

근데 그렇다고 배달을 완료하지 못하는 건 전혀 아니다. 

돌아가면 된다. 

"이 길이 아닌가벼~" 말 한 마디 하고 왔던길을 돌아서 다른 길로 가면 된다.

 

 

 

인생까지 끌어들이는 게 좀 오바같긴 하지만 인생도 그렇다.

막히는 길이 있다면 돌아가면 된다. 

 

 

다만.. 인생은 오토바이처럼 돌아갈 길을 찾으려는 마음을 먹기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두가지인것 같다.

 

 

첫째는 눈에 보이지 않아서다. 

돌아가는 길이 있다는거.. 머리로는 아는데 눈에는 안 보인다. (경험담)

인간은 자기선택을 고수하려는 경향이 있고, 나는 그게 좀 심한 편이어서 수험생활을 오래했다.

수험생활 오래하고 배달 하고 있는거 보면.. 그 시간이 아쉽긴 하다 ㅎ

왜 그때 나는 시험을 빠르게 포기하지 못했을까?

다른 길이 있다는 사실을 못 봤기 때문이다. 

이건 다음 이유인 목표설정과도 연관이 있다.

 

 

두번째는 목표설정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배달의 목표는 고객의 집이다. 

조금만 있어보이게 말하자면, 고객의 만족이다. 타인의 만족을 위해 일하면서 수고비를 받는거다.

근데 인생의 목표는 자기자신의 만족인 경우가 많다. 

 

이게 뭔 차이냐면..

 

고객에게 제때 배달이 가지 않으면 독촉이 오는데, 자신의 목표미달성에는 독촉이 없다.

독촉압박이 올 거라는 걸 안다면 어떻게 해서든 목표부터 달성해내려 한다. 

그러면 모든 방법을 동원하게 된다.

우회로를 찾아낸다는 말이다.

 

 

반면에 내 만족이 인생목표라면 독촉대신 이 말을 한다. "언젠가"

 

"(언젠가 됐건) 합격만 하면 된다"

이런건 최악의 고시격언이다. 합격이라는 목표에 몰두하긴 했지만 독촉하지는 않는다. 

독촉의 압박이 없는 목표는 시야만 좁게 한다. 돌아가는 길을 무시하고 하던대로만 한다.

 

"언젠가"라는 말은 심하게 표현하면 "안하겠다"는 말이랑 같다. 

 

 

 

오늘 일기는 정리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 

그냥 기록해두고 다음에 보면 더 정갈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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