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어젯밤 자다가 든 생각

살랑살랑 배달합니다 2021. 12. 10. 09:03

요즘은 자면서도 배달에 관한 생각들을 한다.

꿈도 배달 관련 꿈을 꾼다.

보통은 현관문 호수를 확인하는 꿈을 꾸는데,

이건 아마 오배송에 관한 평소의 집중도가

잘 때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어젯밤에는 자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감정노동자' 라는 단어는 상대방의 감정을 

참아내고, 받아주는 사람이다.

이건 사실상 감정노동이라는 단어 자체가 

그 종사자의 한계를 미리 설정하는것 같다.

상대방의 불필요한 감정표현을 참아낸다는 것은

그 자체가 스트레스인데, 그걸 콕 짚어내서

"너는 그런 직업이니까 참아야 해" 라는 식으로

은근히 세뇌하는 것 같다. 

이런 세뇌는 사람을 방어적이고 수동적으로 만든다.

그러니까, 아예 단어 자체를 바꿔버려야 한다.

 

'감정생산자'로. 

 

백화점 종업원이든, 배달원이든, 

스스로를 감정노동자라고 생각하면 

고객의 짜증을 받아내주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되는데

 

고객의 짜증을 미소로 전환시켜주는

감정파워를 만드는 사람으로 생각해야 한다.

누가 뭐라든 자기는 스스로를 그렇게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면, 그렇게 행동하게 된다.

 

 

배달을 하다보면 

고객이랑 통화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전화를 해달라는 메모가 없는데 통화를 거는 경우에

(심지어는 전화해달라는 메모가 있어도)

받는 목소리부터가 일단 불쾌하다.

그래도 나는 밝고 활기차게 말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끊고나서는 고객의 인성에 대해 어림짐작하긴 한다만..)

어찌됐건 내가 밝고 활기차게 나가면

고객도 거기에 맞춰서 텐션이 올라오는 경우들이 있다.

 

나는 감정생산자다.

나의 태도로 상대에게서 긍정적인 태도를 이끌어낸다.

그게 어렵다면, 계속하면 된다.

어떤 상태와 자세로 일할지

결정하는 건 내 몫이니까ㅎㅎ